서초동의 숨은 보석, 카페인가 박물관인가? '카페 고고스' 완전 정복기
얼마 전, 근처에서 얼큰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2차로 들를 카페를 찾다가 우연히 '카페 고고스'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서초, 특히 예술의 전당 근처에서 주차 편한 카페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잖아요? 그런데 이곳은 발렛 주차(발렛비 3,000원)까지 가능해 일단 마음 편히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차의 편리함은 이 카페가 가진 수많은 매력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저는 커피를 마시러 온 건지, 피규어 박물관에 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으니까요.
눈이 번쩍! 어른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피규어 천국
이곳은 그야말로 '피규어 맛집'입니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벽면을 가득 채운 유리 장식장 속 피규어들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세상에, 여기에서 못 본 디즈니, 마블 피규어는 없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는 디즈니 캐릭터부터 마블 히어로들까지, 그 규모와 퀄리티가 상상 이상입니다. 저처럼 피규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천국 같은 곳이죠.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바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마블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 이보다 좋은 공간이 있을까요? 피규어들이 모두 안전하게 유리 장식장 안에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이랑 와도 걱정 없이 마음껏 구경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귀여운 팬시나 도시락 통 같은 굿즈도 판매하고 있어 쇼핑하는 즐거움은 덤입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인생 빙수를 만나다! (커피와 디저트는 거들 뿐)
눈이 즐거웠으니 이제 입이 즐거울 차례죠. 이곳은 서초 인절미빙수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더운 날씨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방문해 시킨 인절미빙수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다른 곳과 얼음 자체가 달라요! 그냥 얼음이 아니라 연유 맛이 나는 우유 얼음이라, 다른 토핑 없이 얼음만 먹어도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특히 이곳 팥은 직접 삶아서 그런지 너무 달지 않고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고소한 인절미 콩가루와 부드러운 팥의 조화가 환상적이어서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웠네요. 매년 여름이면 이 빙수가 생각날 것 같아요.
물론 빙수만 맛있는 건 아닙니다. 커피 맛도 수준급이에요. 원두에 탄 맛 없이 부드럽고 고소한 카페라떼는 우면산 숲길을 산책하고 난 뒤 나른한 피로를 풀어주기에 제격이었습니다. 디카페인도 가능해서 커피에 민감한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솔트카라멜라떼나 꿀미숫가루, 독특한 애사비(애플사이다비니거)에이드까지 음료 메뉴도 다양해서 취향 따라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곳은 '단팥빵 맛집'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한 봉지씩 포장해 가시더라고요. 겨울에는 1층 카운터에서 직접 만드는 붕어빵도 별미라고 하니, 계절마다 방문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요. 저는 출출해서 와사비마요+바질샌드위치를 주문했는데, 신선하고 푸짐한 재료에 감탄했습니다. 손으로 들고 먹기 좋게 깔끔하게 포장해주는 센스도 돋보였어요.
넓고 쾌적한 공간, 다양한 목적에 안성맞춤!
카페 고고스는 공간 자체가 주는 매력도 엄청납니다. 1, 2층으로 나뉘어 있고, 공간이 정말 넓고 쾌적해서 단체 모임이나 가족 외식 후 들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요. 주말 아침에 방문했을 땐 한적해서 노트북 작업을 하기도 좋았는데, 곳곳에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는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날씨가 좋은 봄가을에는 2층 테라스에 앉아 사진 찍기에도 그만입니다. 옥상에 앉아 있으면 마치 어디론가 훌쩍 여행 온 듯한 기분마저 들어요. 퇴근한 딸과 함께, 혹은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그려지는, 그런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곳입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서비스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주문을 받던 스태프분의 표정과 말투가 너무 건조해서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물론 대부분의 직원분들은 친절하셨고, 그날따라 유독 피곤하셨을 수도 있지만요. 또, 식사 중에 바로 옆에서 직원분들이 배달음식을 드시는데, 카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음식 냄새가 나서 순간 놀라기도 했습니다. 손님 응대 기준이나 직원분들의 휴식 공간에 대해 카페 대표님께서 조금 더 신경 써주신다면, 이곳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공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총평: 눈과 입, 편의성까지 모두 잡은 서초의 '종합선물세트'
카페 고고스는 단순히 커피와 디저트를 파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멋진 피규어로 눈을 즐겁게 하고, 맛있는 빙수와 빵으로 입을 행복하게 하며, 넓은 공간과 편리한 주차로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 그대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입니다.
예술의 전당에 들렀다가, 혹은 근처에서 식사 후 괜찮은 카페를 찾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방문해보세요. 특히 아이와 가볼만한 카페를 찾는 부모님들, 이색적인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연인들, 넓은 공간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모든 분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