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의 살아있는 전설, '한추' 솔직 후기: 치킨, 고추튀김, 떡볶이 삼위일체!
압구정, 신사, 가로수길. 이 화려한 동네에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사랑받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잔의 추억', 줄여서 '한추'입니다. 오랜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새로운 손님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이곳은 단순한 호프집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친구와 오랜만에 약속을 잡고,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추로 향했습니다.
왁자지껄,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분위기
금요일 저녁, 심지어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옆 사람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왁자지껄한 분위기였지만, 이상하게도 불쾌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사람 사는 활기가 느껴져 술이 술술 넘어가는 마법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장사가 잘되니 옆 가게를 트고, 또 트다 보니 건물 1층 전체를 쓰게 됐다"는 전설이 괜히 생긴 게 아니더군요.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이모님들은 놀라울 정도로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 피크 타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지만, 해가 떠 있는 시간에 방문하면 비교적 여유롭게 '가로수길 낮술'을 즐길 수 있다는 팁도 들을 수 있었죠. 저희는 운 좋게 자리를 잡고, 한추의 시그니처 메뉴들을 주문했습니다.
한추의 필승 조합: 거부할 수 없는 3대장
한추에 왔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후라이드 치킨, 고추튀김, 그리고 떡볶이. 이 세 가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양이 많을까 걱정했지만, "둘 다 포기할 수 없었다"는 다른 후기처럼 저희도 과감하게 모두 주문했습니다.
1. 신사역 옛날치킨의 정수, '후라이드 치킨'
가장 먼저 나온 후라이드 치킨은 요즘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확연히 다른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튀김옷이 짙은 갈색을 띠고 있어 의아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과일 등을 넣어 숙성하는 비법이 숨어있다고 해요.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얇은 튀김옷의 매력이 폭발합니다. 튀김옷 자체에 잘게 썬 고추가 들어가 있어 느끼함을 꽉 잡아주고, 칼칼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물론 닭이 조금 작고 속살이 아주 촉촉한 편은 아니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이 바삭한 껍질의 독특한 풍미는 시원한 생맥주와 만났을 때 그 어떤 치킨도 부럽지 않은 맛을 선사합니다. 평소 치킨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한 접시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치킨이죠. 양념 소스를 추가로 주문하면 클래식한 양념치킨의 맛까지 즐길 수 있으니 꼭 기억하세요!
2. 이 구역의 주인공, '매콤 바삭 고추튀김'
치킨이 훌륭한 조연이라면, 한추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고추튀김'입니다. "여기만큼 고추튀김 맛있는 곳은 없었다", "개인 입맛 No.1"이라는 극찬이 쏟아지는 이유를 한 입 먹자마자 알 수 있었죠. 속이 꽉 찬 스타일은 아니지만, 얇고 바삭한 튀김옷과 아삭한 고추의 식감, 그리고 그 속을 채운 다진 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입니다.
알싸하게 퍼지는 매콤함이 느끼함을 싹 가시게 해 계속해서 손이 가는 중독성을 자랑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맥주 도둑'이 아닐까요? 한추에 방문한다면 고추튀김은 무조건 주문해야 할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3. 예술의 경지, '압구정 떡볶이 맛집'의 자존심
기대 이상의 복병은 바로 떡볶이였습니다. "떡볶이 양념이 예술"이라는 후기를 보고 반신반의했지만, 한 입 맛보는 순간 그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달고 짜기만 한 시중의 조미료 맛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진한 감칠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꾸덕한 양념은 텁텁하지 않고, 끝 맛은 기분 좋은 매콤함으로 마무리됩니다. 마치 집에서 정성껏 만든 것 같은 맛이랄까요?
특히 쌀떡과 함께 들어있는 부추, 당면, 팽이버섯이 신의 한 수입니다. 어울릴까 싶었던 조합이 입안에서 터뜨리는 매력은 상상 이상이에요. 어떤 이에게는 최고의 인생 떡볶이로, 또 다른 이에겐 다소 슴슴하거나 달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추만의 개성이 담긴 특별한 떡볶이임은 분명합니다. 떡볶이를 먹기 위해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한추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 분위기: 매우 시끄럽고 활기찹니다. 조용한 대화를 원한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주문: 주류 주문은 필수인 듯합니다. 술을 못 마신다면 논알콜 음료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 메뉴: 양이 꽤 많습니다. 둘이서 메뉴 2개도 벅찰 수 있으니 인원을 고려해 주문하세요. 아쉽게도 반반 메뉴나 세트 메뉴는 없습니다.
- 가격: 예전보다 가격이 올랐다는 평이 있지만, 여전히 가성비 좋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물론 오랜 세월만큼이나 아쉬운 목소리도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치킨이 말라가고 고추튀김 속이 줄어든다는 오랜 단골의 쓴소리, 술 주문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에 불편했다는 부정적인 후기도 존재합니다. 모든 사람의 입맛과 기대를 100% 만족시킬 순 없겠지요.
결론: 그래도, 압구정 최고의 호프집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한추는 여전히 압구정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리고 가장 가볼 만한 호프집입니다. 독보적인 맛의 안주, 시끄러워서 오히려 대화하기 좋은 역설적인 분위기, 변함없는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좋은 공간. 이 모든 것이 한추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맛있어서 남은 치킨을 기어코 포장해왔네요. 압구정에서 진짜 맛있는 치킨과 특별한 안주, 그리고 사람 사는 에너지를 느끼고 싶다면, '한잔의 추억'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잘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