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한정식 맛집 '대나무골 한정식' | 가성비와 논란 사이, 솔직 후기

수십 년 단골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곳, 점심시간이면 400명이 넘는 손님으로 북적인다는 교대 한정식의 터줏대감, '대나무골 한정식'. 부모님이나 어른들을 모시고 갈 만한 곳을 찾을 때면 늘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기에 큰 기대를 안고 방문했습니다. 과연 명성대로 훌륭한 곳일지, 아니면 명성에 가려진 그림자가 있을지, 제가 경험한 모든 것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압도적인 가성비, 끝없이 펼쳐지는 맛의 향연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가성비'입니다. 특히 3만 원짜리 점심 특선 한정식 코스는 그야말로 황송할 따름입니다. 녹두죽으로 부드럽게 시작해 신선한 샐러드, 잡채, 회, 불고기, 갈비찜, 각종 전과 튀김까지. 정말 사진을 다 찍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요리가 쉴 틈 없이 나옵니다.

하나하나 간이 딱 맞고 따뜻하게 나와서 언제나 만족스럽다는 평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특히 불향 가득한 불고기는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나오는 독특한 형태로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저녁 코스(우의정 정식)에는 불고기 대신 부드러운 갈비찜이 나온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마지막에 나오는 대나무 통밥과 된장찌개, 그리고 시원한 식혜까지. 이 모든 구성을 생각하면 서울 시내에서 이만한 가격에 이 정도의 한정식을 맛보기는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수십 년 단골이 유지되는지 음식 맛만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음식 맛과 가성비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식사를 하는 내내 여러 가지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칭찬과 불만이 극명하게 갈리는 곳이었는데, 저 역시 그 이유를 온몸으로 체감해야 했습니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분위기와 서비스

엄청난 손님 수를 감당하기 위해서인지, 음식 서빙 속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마치 급식을 받는 것처럼, 이전 음식을 다 먹기도 전에 다음 음식이 밀려 들어옵니다. 느긋한 식사는 불가능하며, '빨리 먹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계속됩니다. 심지어 먹고 있는 그릇을 말도 없이 치워가거나, 접시를 던지듯 놓는 모습은 중요한 손님을 모시고 간 자리라면 아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모임이면 절대 가지 마세요. 상견례로 갔는데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예약 시간보다 늦게 입장하고, 직원들은 기다리라고 소리치고... 돈은 돈대로 쓰고 기분만 잡치고 왔네요.

실제로 상견례나 가족 모임을 망쳤다는 후기들이 왜 나오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룸이 있어도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 시장처럼 시끄럽고, 메뉴 설명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젊은 손님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데이트나 조용한 대화가 필요한 자리로는 절대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심각했던 문제, 위생

사실 서비스 문제는 바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해 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위생 문제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위생 상태였습니다.

외국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가장 비싼 메뉴를 주문했는데, 두 번이나 이가 빠진 깨진 그릇에 음식이 담겨 나왔습니다. 첫 번째는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황태구이가 담겨 나온 그릇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건 손님에 대한 성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나무 통밥 역시 여러 번 재사용한 듯 색이 바래 있어 비위가 상해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과연 저 통을 제대로 세척하는지, 만약 세제로 씻는다면 잔여물은 없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음식에서 계란 껍질이 나오는 일도 겪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다른 손님들의 후기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바퀴벌레' 문제입니다. 회에서 벌레 다리가 나오거나, 식사 내내 벽을 기어 다니는 벌레를 여러 마리 잡았다는 후기는 식당의 기본인 위생 관리에 큰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곳에서 식사 후 장염으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는 남의 일 같지 않게 들렸습니다.

최종 평가: 누구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

대나무골 한정식은 '맛있고 푸짐한 한정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고 싶은 분'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음식의 맛과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님 세대나 어른들과의 가벼운 가족 식사 자리로는 괜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아래와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면, 방문을 심각하게 재고해 보시길 권합니다.

• 중요한 손님 접대나 상견례 등 격식이 필요한 모임
• 조용하고 오붓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데이트
• 위생에 민감하거나 식사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분

참고로, 식당은 지하에 있어 처음 가는 분은 찾기 조금 어려울 수 있고, 발렛파킹은 현금만 받는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주말에는 인당 추가 요금이 붙는데, 이에 대한 안내가 미흡하다는 불만도 있으니 계산 시 꼼꼼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대나무골 한정식은 분명한 장점과 그보다 더 분명한 단점을 동시에 가진 곳입니다. 뛰어난 가성비라는 달콤함 뒤에 서비스와 위생이라는 씁쓸함이 공존합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지만, 이 글이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